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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5장 - 다른 방법을 찾아봅시다

1. 만약 옆집 친구와 전화도, 그 어떤 것도 없는 상태에서 소통을 하는 도구를 만들려 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옆집 친구의 방은 손전등을 직접 들고 깜박여도 보이지 않는 위치에 있다고 하자. 

 

2. 지금까지 전기에 대해 어느 정도 배웠으니 전지, 전구, 스위치, 전선을 이용해 전등을 직접 만들어보자. 

[출처] CODE

3. 두 전지의 음극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 전지, 스위치, 전구, 전선으로 두 회로가 샴쌍둥이처럼 연결되어 있지만, 여전히 각각 독립적으로 동작한다. 이러한 연결을 공통 연결(common)이라고 부른다. 공통 회로를 이용해 각각 만들던 두 회로를 하나로 합침으로써, 전선을 4개에서 3개로 줄일 수 있다.

 

4. 하지만 회로에서 공통 연결 부분이 구성되어 있다면 이 부분에 실제로 전선을 연결할 필요는 없다. 공통 연결 부분은 전선 대신 대부분이 무생물인 금속, 돌, 물, 그리고 유기물로 이루어진 지름 약 12000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구형 물체인 지구!로 대체할 수 있다. 사실 지구는 아주 좋은 도체라 할 수는 없지만 '크면 클수록 좋다'는 전도체의 특성에 따라 다른 어떤 것들을 능가하는 전도체다.

 

5. 지표면에 전기적 접점을 두는 것은 영국에서는 어스(earth)라고 부르며, 미국에서는 접지(ground)라고 부른다. 

6. 접지가 어떻게 동작하는지 봐보자. 친구의 집 근처 땅에서 빠져나온 전자는 전구를 거치고, 전선을 거쳐 여러분의 집 스위치를 거치게 될 것이고 다시 전지의 양극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다. 전지의 음극에서 나온 전자는 다시 땅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 사실을 알면 이런 질문이 든다. "도대체 땅에서 전자들이 어디로 가야 할지 어떻게 알지?"

7. 앞에서 본 것처럼 지구는 전기에 대해 대단히 큰 전도체지만, 전자의 공급처이자 보관소로도 간주될 수 있다. 지구에게 전자는 바다에 물 한 방울 떨어진 것과 비슷하다. 지구는 실질적으로 무한한 전자의 원천이 되고, 동시에 전자가 흘러 나갈 수 있는 매우 거대한 장소가 된다. 

 

8. 이런 방식으로 이전에는 시야의 직선상에 있고 손전등의 불빛이 보일 만한 거리인 경우에만 모스부호를 이용해 통신을 할 수 있었다. 전선을 이용함으로써 모퉁이를 돌아 시선에서 벗어나는 곳에 있어도 통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을 뿐 아니라, 거리의 제약에서도 자유로워졌다. 이제 긴 전선을 늘어뜨려 수백 수천 킬로미터 떨어져 있어도 통신이 가능하게 되었다. 

 

9. 하지만 한계가 있다. 저항이 아주 적은 구리 막대를 꽂아 땅에 접지하는 이 방식으로 연결하는 것은 막연히 길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150년 전 최초의 전신 시스템을 미국에서 유럽까지 연결하던 사람들도 직면했던 문제다. 대부분 이런 전신 시스템에서 구동 가능한 한계는 대략 수백킬로미터에 불과했고, 이 정도는 뉴욕에서 캘리포니아까지의 거리인 수천 킬로미터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거리였다.

 

10.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서 간단한 장치를 사용해 해결 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매우 간단하지만, 이것을 이용해 컴퓨터 전체를 만들 수도 있다.